Todoist 인터뷰와 추가 내용 - 놀부의 할일관리 워크플로우

07 Feb 2016

현재 중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할일관리 앱은 Todoist이다. 한때 내가 기획했던 할일관리앱에 가장 가깝게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가장 넓은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2014년 Todoist 이벤트를 통해 6개월 정도 프리미엄으로 사용한 적이 있었고 2015년 10월 이벤트로 6개월 프리미엄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TodoistKR에서 인터뷰를 제안해와서 간단하게 내가 사용하고 있는 내용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1월에 Todoist Korea 블로그에 등록되었고, 오늘 마침 Todoist CEO가 올린 워크플로우가 나와 매우 유사한 방법을 쓰고 있다는 반가움에 블로그에 기록도 할 겸 관련 내용을 겸해서 올린다.

여기부터는 인터뷰 내용이다.


유저스토리: 다양한 생산성 방법론과 자신만의 생산성 철학을 녹여낸 Todoist 사용기

국내 사용자들의 Todoist 사용 경험과 이야기를 전하는 유저 스토리의 네 번째 포스트입니다. 이번 유저 스토리의 주인공은 사실 Todoist 한국 팀원들 사이에서 ‘생산성 지식인’으로 알려진져 있는 분입니다. 실명은 아니지만 놀부라는 이름으로 트위터 및 블로그 등에서 생산성, 테크, IT, 웹 개발/활용 등에 관한 주제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Todoist 팀 역시 트위터를 통해 놀부님을 알게 되었는데요, 국내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어플리케이션이나 생산성 정보를 담은 트윗을 보고 넓은 지식과 빠른 정보력에 감탄했던 경우가 꽤 많았답니다. :)

이번 유저 스토리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Todoist 사용기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놀부님이 자신의 Todoist 사용법을 소개해주신 내용 중간중간에 다양한 생산성 방법론(자이가닉 효과, 살아있는 개구리 먹기, 변형된 포모도로 등)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에 더해 더욱 멋진 점은 놀부님이 자신의 스타일을 정확히 알고 맞는 방법과 맞지 않는 방법에 대한 기준을 이야기한 생산성 철학도 엿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하루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다룬 부분은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놀부님이 소개한 방법이 그저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라, 여러분도 해당 내용을 참고해 자신만의 생산성 실행 방법 및 습관을 찾는데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테니까요!

아래에서 놀부님과 함께한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트위터에서 @n0lb00로 활동하고 있는 김 놀부입니다.(영문 명함에도 Nolboo Kim으로 되어있으나 본명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에서 출발하여 인터넷 개발과 서비스 분야에서 기술 기획, e비즈니스 컨설팅을 하였고, 최근에는 글 쓰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와 Remote Work 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웹 디자인/개발 프리랜서 팀에도 속해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잡다한 분야에 걸쳐 지식을 습득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Todoist를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사용하게 되셨나요?

일찍이 PIMS(개인정보관리 소프트웨어)라 불리는 카테고리의 소프트웨어가 한국에서 퍼지기 시작할 때부터 관심을 가져, PIMS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에서 제품 개발에 깊숙하게 개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솔루션을 사용해보고 평가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크기별 프랭클린 플래너, 양지 플래너는 물론, 사이드킥이나 아웃룩, 스티븐 코비 사의 프랭클린 플래너 앱, Pocket Informat 등 시중에 나온 주요 솔루션을 대부분 사용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생산성에 도움도 받았지만, 좌절도 자주 경험하였습니다.

Todoist는 기록을 보니 2014년 4월에 접해서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그해 7월부터이네요. 물론 중간중간에 눈길 가는 다른 앱이 나오면 간간이 외도도 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Todoist는 전체적인 제품의 완성도가 다른 앱에 비해 높아 계속 사용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단순함을 추구하면서도 할일의 여러 가지 특성을 버무린 디자인이 특히 맘에 듭니다.

하루의 업무 또는 일과를 계획하는 데 Todoist를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오늘의 할일 정리 및 우선순위 설정은 전날 업무마감 시간에 Todoist로 정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이가닉 효과로 인해 뇌가 해결책을 업무 이외의 시간, 수면 시간에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업무 시작과 함께 이메일이나 업무용 메신저 등을 빠르게 훑고 오늘 할일이나 나중에라도 해야 할 작업을 확장을 이용해서 Todoist에 빠르게 정리합니다. 그리고서 위임하거나 미루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남깁니다.

이제 차례대로 할일을 해치웁니다. 그러나 계획에는 서투른 자신을 알기에 중간에 우선순위가 낮은 할일을 먼저 처리한다던지 새로운 할일을 처리하는 것에 그리 개의치는 않습니다. 완료된 것을 기록에 남기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Todoist를 사용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생산성 이야기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인박스 제로입니다. 저는 이메일 인박스 제로를 하지 않습니다. 이메일이 유일한 소통수단일 때는 그나마 유용하였지만 처리 중에도 계속 들어오는 특성과 스팸 등으로 인해 힘들어졌습니다. 이메일은 하루에 두 번 정도 확인하면서 중요한 메일을 지메일 확장을 이용해 Todoist에 담습니다. Todoist에서 인박스 제로와 오늘의 할일 제로를 만드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나 웹 서핑을 할 때도 많은 것을 읽으려는 욕심에 잔뜩 쌓아놓고 시간이 허락지 않아 언제 저걸 읽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꼭 필요한 것만 브라우저 확장을 통해 Todoist의 작업으로 등록합니다. 나머지는 OneTab이나 Pocket 등에 저장하면서 잊어버리고 잉여시간이 있을 때만 가볍게 읽습니다. 정보 홍수에서 매우 자유로워졌습니다.

할일을 입력하는 것은 단순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앱에서의 입력은 꾸준히 개선되었으나 아직도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메모지와 얇은 수첩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적은 것을 같이 합치느냐 아니면 병행하느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Todoist의 입력은 편해서 작업들을 Todoist로 몰아넣은 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할일 관리는 입력과 출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할일이 엄청나게 쌓이면서 무기력감이나 죄책감을 느끼고 할일 관리 자체를 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도 그럴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Todoist의 뛰어난 기능(특히 위임과 미루기)들로 입력과 출력이 균형을 이루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Todoist가 참 좋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나요?

아무리 디자인이 미려하여도 UX를 제대로 구현하지 않는 앱은 사용하기가 꺼려집니다. Todoist는 생산성앱답게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UX에 잘 녹여놓았고, 다양한 기기에서도 일관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단순비교이지만 아래와 같이 구글의 지메일과 비교하면 개발 철학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메일은 메일이 없으면 사용자가 메일을 쓰거나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 Todoist는 업무를 끝내고 즐거운 여가를 즐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줄임말(shortcut)로 우선순위, 날짜와 반복을 키보드로 직접 입력하는 기능도 맘에 듭니다. 한글지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 같고요. 텍스트를 포맷하는 방법으로 제가 좋아하는 마크다운을 제공한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매일매일 또는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반복되는 일을 관리하는 것은 다른 앱에선 사용이 번거롭거나 아예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서 별도로 관리하였는데 Todoist 안에서 같이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빠른 검색도 잘 사용하고 있고, 필터, 라벨, 우선순위로 할일을 여러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는 기능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만, 우선순위로만 분류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 있어 라벨에 중요, 가족, 전화, 미팅 등을 추가로 지정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템플릿 기능은 충분히 사용해본 것은 아니지만 Workflowy에서 주로 하던 체크리스트 관리를 Todoist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상 일정과 공유 기능이 돋보이더군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기능이 타 서비스와의 직접 연동입니다. Evernote와 Github와 연동이 아쉬웠는데 현재 재작업을 하고 있다니 기대가 큽니다.

하루를 더욱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나 습관이 있나요?

남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몇 가지 나열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30분 이상 운동을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해야 시간이 난다. 정확히는 시간의 양이 늘어나기보다 질이 올라간다.
  • 매일 반복해야 하는 것은 되도록 습관으로 만들어 자동으로 몸이 알아서 하도록 하고 할일 목록에선 제외하려고 노력한다.도움글 위의 운동이 대표적인 것이며, 이때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동시에 듣는다.
  • 첫 업무로 “지금 하지 않으면 종일 괴롭힐 것 같은 일”을 먼저 한다. 나는 감성이나 감정이 앞서면 이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서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에도 방해된다.
  • 25분/5분의 뽀모도로도 좋지만 약간 변형된 것을 더 좋아한다. 맥북의 정각 알림을 키고 정각 뽀모도로를 주로 이용한다. 쉬는 시간은 10분 정도지만 더 쉴 때도 잦다. 정각을 알리면 바로 집중 모드로 들어간다. 나한테 이게 더 맞다.
  • 이메일과 같은 소통 툴은 하루 두 번 정도만 본다. 모든 알림을 끈다. 때로는 전화도 에어플레이 모드로 돌린다.
  • 실시간보다는 비실시간 정보처리를 선호한다. 소셜미디어보다는 RSS와 이메일 구독, TV와 라디오보다는 팟캐스트, 나중에 읽기(포켓, 에버노트, Todoist)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RSS와 트위터 리스트, 이메일 구독은 GTD 접근 방식을 적용하여 Primary, Secondary, Tertiary로 구분한 후에 시간이 나는 대로 차례로 소비한다.
  • 하루 중 4~5시간의 연결된 시간(Time Box)과 공간을 확보한다. 무엇을 배우거나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 전날 마지막 또는 하루 시작 전에 반드시 일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하루를 계획한다. 다음 주 계획은 금요일 오후에 한다.(일요일 저녁에 하지마라. 하다보면 점점 일요일이 없어진다)

인터뷰와 다르게 내용을 편하게 보강하기 위해 존대말을 생략합니다.

Todoist를 이제 막 접한 다른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저는 생산성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생산성이 높은 사람도, 드물게 보이는 정리종결자도 아닙니다. 할일 관리는 귀찮은 작업이었지만, 할일의 물리적 개수가 기억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니 메모라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메모로 시작해서 포스트잇, 수첩, 다이어리나 플래너를 통해 지금은 Todoist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할일 관리를 하시는 분들은 메모나 한 장의 A4 용지라도 좋으니 각자가 출발하기 좋은 방법으로 시작하시고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실 때 Todoist 같은 전문 앱을 사용하실 것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점은 계획은 거의 제대로 되는 적이 없다는 것과 저는 기계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지 않는 것이 좋으며, 계획이 어긋날 때를 대비하여 여유 시간을 포함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놀부님의 블로그를 방문해보세요 :)


오늘 읽고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한 투두이스트 CEO의 글 Systemist: A modern productivity workflow(번역본: 체계주의(Systemist): 현대의 생산성 작업 흐름 - Todoist Blog (한국어))을 보니 내가 인터뷰에서 밝힌 방법과 유사하다. 내가 올린 포스팅이 거의 두달 전에 쓴 것이지만 원래 이런 걸 기획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양반은 대형 서비스를 만들어서 서비스하고 있으니 완패다;;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자신의 체계적인 방법을 Systemist라 부르고 그것의 6가지 요소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2. 모든 것을 수집하라.
  3. 작은 일로 나누어서 실행할 수 있게 한다: 한 시간 이내의 서브 작업으로 나누면 전체 시간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실행 단계를 볼 수 있다. 할 수 없는 항목은 보관하지 않는다.
  4. 우선순위: 마감일. 높은 순위는 오늘이나 내일로 잡고 낮은 순위는 미래로 잡는다. @high_impact 레이블은 하루에 적어도 하나를 완료하도록 한다.
  5. Todoist Zero
  6. 지속적인 피드백 얻기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3번이다.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지만, 계획적인 사람이 못돼서 이게 잘 안된다.

생산성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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